이번 포스팅에서는 공군 장교 특기 중 하나인 운항관제 특기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운항관제 특기의 임무, 소속, 하는 일, 직책별 업무를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운항관제 특기는 제가 받았던 특기로, 공군에 있는 여러 특기들 중 가장 낭만적이고 멋진 특기라고 생각합니다. 운항관제 특기가 공군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지, 얼마나 멋진 특기인지를 소개합니다.
1. 운항관제 특기의 임무
효율적 항공교통관제 및 항공운항 업무 수행을 통한 완벽한 항공작전지원 및 비행 안전 보장
운항관제 특기는 항공작전과 비행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제반 업무를 수행합니다. 항공교통흐름의 질서를 유지하고 통제하는 항공교통관제, 안전한 항공기 운항을 위한 유해조수 퇴치와 비행 정보 업무를 수행하는 항공운항, 이 두 가지 업무를 바탕으로 항공작전을 지원합니다. 항공기가 안전하게 뜨고 내리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특기로, 특기 조직의 규모는 작은 편입니다.
2021년 부로 편제 개편이 되며 공정통제 특기도 운항관제 특기에 함께 포함됐습니다. 공정통제사(CCT, Combat Control Team)는 특수임무부대로, 적진에 침투하여 이동식 항공관제 업무를 수행하는 특수요원들입니다. 공정통제사의 경우 운항관제 특기 업무와는 다른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특기이기 때문에 본 포스팅에서는 따로 설명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2. 운항관제 특기의 소속
거의 대부분의 운항관제 장교는 전국에 위치한 12개의 비행단(최근 창설된 39비행단은 충주공항 내에 있으니 제외)에서 근무하게 됩니다.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것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하니 자연스럽게 비행단에서 근무하게 되는 것입니다. 각 비행단의 항공작전전대 예하에 소속된 운항관제대에서 임무를 수행하며, 운항관제대(대) 내에는 두 개의 중대가 있습니다. 관제중대와 운항중대로, 각각 항공관제업무와 항공운항 업무를 담당하는 중대입니다.
그 외 일부 인원은 정책 업무, 대외업무를 수행하는 사령부급 부대에서 근무하게 되지만, 업무 특성상 대위급 이상의 실무자급 장교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초임장교가 배치되는 경우는 드문 편입니다.
3. 계급별 수행 업무
장교/병은 ‘운항관제’ 특기로 묶여서 분류되고, 부사관은 ‘항공관제’, ‘항공운항’, ‘공정통제’ 세 개 특기로 분류됩니다. 참고로 특기 번호의 경우 계급이 올라가게 되면 맨 뒷자리가 바뀌게 됩니다. (예 : 항공관제부사관 하사는 1613, 중사~원사는 1614, 준위는 1615)
운항관제 장교의 경우 항공관제업무와 항공운항업무 두 가지 영역 업무를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항공기의 안전한 운항, 관제를 위해 비행과 관련된 업무 흐름 전반에 대해 빠삭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운항관제 장교는 ‘관리직’으로, 관제시설에서 관제업무를 할 수 있는 자격은 있으나, 직접 관제시설에서 항공관제업무를 하지 않습니다. 행정업무, 관리 업무로 굉장히 바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관제업무를 할 짬이 나지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안전한 항공작전 임무수행을 위해서는 반드시 관제 업무 전반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부사관은 운항관제 업무의 실무를 담당하는 핵심 계급입니다. 각 영역별로 특기가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관제 특기 부사관은 관제 업무만 하고, 운항 특기 부사관은 항공운항 업무만 하는 구조입니다. 조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들로, 프로다운 자세로 업무에 임하는 멋진 분들이 많으며, 목숨이 걸린 임무를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일이다 보니 책임감도 크고, 업무분야에 대한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병의 경우 업무에 따라 특기가 세분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배치되는 소속이 굉장히 다양한 편입니다. BAT/FOD병, 운항관리병, 행정병, CQ 등등의 보직을 포함하고 있는 특기로, 병 특기 중에서는 총무·보급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특기입니다. 엄청난 꿀 특기라는 말이 있는데,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그 정도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각 보직마다 수행하는 업무가 천차만별이고, 뚜렷한 장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운항관제병의 경우 옛날에는 관제탑과 레이더관제시설에서 관제업무를 수행하는 ‘관제병’ 보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부터는 정책 변경으로 더 이상 관제병을 선발하지 않게 되면서, 현재는 기지에 관제병 직책이 없습니다.
4. 운항관제 장교의 직책별 업무
1) 운항관제특기 운영계장
운항관제 장교는 관리자입니다. 그래서 항공관제/항공운항 실무 업무를 직접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해당 실무 업무는 부사관들에게 맡기고, 정책적인 업무와 관리업무를 하는 것이 운항관제 장교의 역할입니다.
운항관제 장교로 임관하게 되면 보통 각 비행단 운항관제대의 운영계장으로 직책을 부여받습니다. 운영계장은 소위~중위급 장교가 배치되며, 소속 대대의 행정업무를 담당합니다. 운항관제대(대)가 항공작전 지원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운영계장 때에는 정말 다양한 분야의 행정업무를 처리하게 되고, 여러 영역들의 시스템이 운영되는 기본적인 원리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행정업무라는 것이 끝이 없고 조금 짜치는 일들도 많기 때문에 재밌는 보직은 아닙니다.
1~2년 정도는 운영계장 직책을 수행하다가 관제중대장 혹은 운항중대장 직책을 부여받게 되고, 관제중대장 보직을 먼저 하고, 이후에 운항중대장 보직을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운항중대장을 먼저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2) 운항관제특기 관제중대장, 운항중대장
관제중대장은 관제 중대를 관할하는 장교로, 중위~대위급 장교(2년 차 이상)가 이 직책에 배치됩니다. 항공교통관제사의 교육·훈련·평가 관리 업무, 관제시설관리, 합의서 관리 등과 같은 업무를 수행합니다. 운영계장 때와 비교하면 훨씬 중요도가 높고 항공관제 관련 지식을 요하는 업무를 하게 됩니다. 관제사 분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일이 많아지고, 정책적인 업무들도 많이 하게 됩니다.
운항중대장은 운항 중대를 관할하는 장교로, 주로 대위급 장교(3년 차 이상)가 이 직책에 배치됩니다. 조수 퇴치 업무, FOD(Foreign Object Damage) 예방 업무를 수행하는 운항 요원들을 관리합니다. 활주로 시설물 상태, 활주로 및 유도로 상태 등을 챙기게 됩니다. 업무 특성상 육체활동이 많고 활주로 내를 열심히 돌아다녀야 합니다. 2021년 전까지만 해도 운항 중대장은 조종 특기와 운항관제 특기가 둘 다 보임될 수 있는 보직이었고, 일반적으로는 조종 특기들이 중대장에 보임되어 짧게 근무하고 순환하는 형태로 운영됐었습니다. 하지만 2021년 이후 이 직책에 운항관제 특기만 보임되도록 운영되고 있습니다.
3) 운항관제대장, 운항관제대대장
운항관제대장은 대위~중령급 장교로, 운항관제대 업무 전반을 관리합니다. 비행과 관련된 모든 이슈사항에 대해 항상 체크하고 있어야 하고, 비행작전 중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들에 기민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항공작전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비행단장님과의 직접적인 소통도 굉장히 많고, 책임감도 무거운 직책입니다. 초임장교에게는 가장 직접적으로 모시게 되는 Boss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운항관제 장교가 되는 방법에 대해 상세하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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